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춘천지역 문화와 학문을 이끈 ‘수성 최씨’ 가문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원 첫 사액서원이었던 춘천 ‘문암서원’과 춘천향교 건립, 춘주지 편찬 등의 업적과 함께 이들 가문과 관련된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 되고 있다.
한국한문고전학회와 춘천역사문화연구회는 23일 강원대 미래도서관에서 ‘수성 최씨 가문과 춘천’을 주제로 하계 학술발표대회를 연다.
먼저 수성 최씨 가문 출신의 최인원(1565~?)은 현 춘천 신북읍에 문암서원을 건립했고, 최충원(1564~?)은 춘천향교를 중건했다. 최홍기(1588~1688)는 춘천지역 최초의 인문지리지 ‘춘주지’를 펴냈고, 최설과 최도는 우두동 올미솔숲을 조성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시대 이 가문 출신의 여러 인물이 의병활동과 독립운동을 활발하게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성 최씨 가문 소장 고문서 중 일부.
특히 18세기 학자 최좌해(1738~1799)의 초상화 3점은 궁중화가 이명기와 김홍도가 그렸을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진행중이어서 결과도 이날 발표될 예정이다. 수성 최씨 가문의 은일선비 9명의 전기를 기록한 ‘구일전(九逸傳)’ 연구 성과를 한희민 박사가 발표하고 최좌해의 문집과 가문이 소장중인 고문서도 집중 조명한다.
연구회는 “유서 깊은 수성 최씨 가문의 업적과 문화유산에 대해 체계적 연구가 없었다. 가문에 소장된 수많은 고문서 등을 발굴, 가치를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김홍도가 그린 초상화 춘천서 발견』
춘천시 신북읍 수성 최씨 가문 소장 최좌해 초상화 3점 조선시대 대표화원 이명기·김홍도가 그렸다는 기록 존재 당대 최고 화가 합작품 주목…전문가 정밀감정 진행 예정 단원 김홍도가 그린 미공개 작품이 춘천에서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작품은 춘천시 신북읍에 거주하는 수성 최씨 가문이 소장하고 있던 초상화 3점이다.
초상화의 주인공은 내암(乃菴) 최좌해(崔左海·1738~1799)로 조선시대 연정(淵正)이라는 시호를 받은 대학자다. 대대로 춘천에 살면서 관직에 진출하는 일에 연연하지 않고 학문연구에 몰두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내암의 제자들이 기록한 유사에 따르면 해당 초상화는 무오년(1798년) 9월 당대 최고의 어진화사인 이명기(1756~1813)와 김홍도(1745~?)가 그렸다고 기록돼 있다. 그림이 완성된 시기와 화가 이름이 적힌 기록물도 함께 존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초상화를 완성한 이명기와 김홍도는 조선의 대표적 화원으로 도화서에 근무하며 1791년 정조대왕 어진 제작에도 참여했다. 당시 이명기는 주관화사로 김홍도는 동참화사로 참여했으며 일반인 초상화 제작도 함께 했다. 또 정조의 명으로 1790년 수원 용주사의 후불탱화(경기도 유형문화재) 작업에도 참여하는 등 정조대왕이 인정하는 당대 최고의 화가였다.
특히 이명기는 1794년 허목의 82세 초상을 그대로 모사한 ‘허목 초상(보물)’을 남겼고 , 1796년 서직수 초상(보물)을 그리는 등 초상화에 관해서 독보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3점의 초상화 중 1점은 조선의 선비들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심의(深衣)를 입고 있는 상반신이고 다른 1점은 심의와 포대(布帶:베로 만든 띠)를 두르고 단아하게 앉아 있는 전신 모습이다. 마지막 초상화는 민자관(民字冠)에 두루마기 차림으로 검은 세조대(細條帶)를 두르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초상화는 뛰어난 묘사와 투시법, 명암법으로 최좌해의 학자다운 풍모를 전달해 낸 당대 최고 화가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내암 최좌해의 초상화에 대한 전문가 정밀 감정도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2024년 4월10일자 강원일보 사회면에 실린 수성최씨 시은공 후손 연정공 과 아들 동화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