醉後(취후)- 정지상(鄭知常 ?~1135) 서경 출신. 호는 남호(南湖). 술에 흠뻑 취해
桃花紅雨鳥喃喃(도화홍우조남남) 붉은 복사꽃은 지고 새는 뭐라 재잘대고 繞屋靑山間翠嵐(요옥청산간취람) 집 두른 푸른 산엔 간간이 푸른 이내 一頂烏紗慵不整(일정오사용부정) 비뚤어진 오사모를 비뚠 대로 그냥 두고 醉眠花塢夢江南(취면화오몽강남) 꽃 언덕에 취해 자며 저 강남을 꿈꾼다오
對菊有感(대국 유감) - 김부식(金富軾, 1075~1151) 경주(慶州). 호는 뇌천(雷川).
국화를 마주하며
季秋之月百草死(계추지월백초사) 늦가을 철에 온갖 풀 다 말라졌는데
庭前甘菊凌霜開(정전감국능상개) 뜰 앞 감국만이 서리를 능멸하고 피었구나.
無奈風霜漸飄薄(무내풍상점표박) 풍상에 어쩔 수 없이 점점 시들어가도
多情蜂蝶猶徘徊(다정봉접유배회) 벌과 나비는 다정하여 아직도 빙빙 감도네.
杜牧登臨翠微上(두목등림취미상) 두목지는 푸른 빛 도는 산 중턱에 올랐고
陶潛悵望白衣來(도잠창망백의래) 도잠은 하염없이 흰 옷 입은 사람 바라보네.
我思古人空三嘆(아사고인공삼탄) 옛 사람들 생각하며 세 번 탄식 하노라니
明月忽照黃金罍(명월홀조황금뢰) 명월이 문득 황금 술독을 비춰 주누나.
翠微(취미) : 산의 중턱, 푸른빛의 산색.
杜牧登臨翠微上(두목등림취미상) : 두목은 푸른 빛 도는 산 중턱(翠微)에 올랐고.
당 나라 시인 두목지(杜牧之)가 9월 9일에 적은 시에,
“손님과 더불어 술병을 들고 취미에 올랐다[與客携壺上翠微].”는 구절이 있다.
悵望(창망) : 시름없이 바라 봄.
陶潛悵望白衣來(도잠창망백의래) : 도잠은 창망히 흰 옷 입은 사람 오길 바랐네.
도잠(도연명)이 9월 9일에 술이 없어 울타리 가에 나가 바라보니 국화를 손에 따들고 흰 옷